(화이자 접종 얘기는 아래에 있습니다!)
21.05.21
우리 부서에서 최근 많은 사람을 뽑고 있어서
회사 LinkedIn 포스트에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사진을 같이 올리고 채용 공고를 홍보하게 됐는데,
매니저의 매니저 (두 단계 위 매니저)가 따로 나에게 연락을 해서
Diversity 를 강조하고 싶다고 내가 하는 건 어떠냐고 물어서
(영국에서 주로 아시안이라고 하면 인도계열만 생각하는데 우리팀에 동북아시안이 있네? 여자네? 개발자네? 3콤보로 내가 당첨 ㅎ)
나도 나쁠 건 없어서 ㅇㅋㅇㅋ 수락했다.
나중에 승진 얘기나, 이직 때 나 이런 것도 했다 어필(?)하기 좋을 것 같아서 다 머릿속에서 계산을 때린 거였다.
제안을 받아들인 후에 영어선생님한테 '나 이런 거 하게 됐는데 글을 많이 써야 하는 것 같다...' 하고 말했더니
쓰고 나서 같이 첨삭하자고 권유하시는 걸 내가 '흠... 그렇게 까지 안 해도 될 거 같아. 이거 다듬어주는 담당 직원이 있는듯?'하고
대충 그럴듯하게 써서 그래머리로 돌린 후 보내고 그냥 그렇게 끝냈다.
그런데...
어제 (금요일) 나에게 제안했던 그 매니저가
👨🏼🦰 '잘 나왔네 ㅋ 니가 ㅇㅇㅇ팀을 대표하는 첫 번째 얼굴이야 유명해지겠네~'
👩💻 '벌써 나왔나요? 저는 아직 올라온 걸 못 봤는데요'
(헉... 뭐지? 보통은 만약에 글을 고치거나 했으면 이게 맞냐고 다시 보내지 않나?'
👨🏼🦰 '요거임 ㅋ 유명해지겟당 ㅋ 내가 팀 채널에 공유해줄까? 니가 할래?'
보내준 걸 봤더니 내가 쓴 그 문장 그대로 복붙을 한 거였다...
나는 좀 있어보이고 더 마케팅적인 단어들로 바꿔서 만들어줄 줄 알았는데 찐날것으로 내놨다... 물론 내 잘못이지만...
이럴 줄 알았으면 더 간지나는 영어 찾아서 썼지!!! 일하다가 대충 갈겨서 안 보냈지!!!!
그 와중에 소심한 관종인 나는 매니저가 내 사진만 올리는 게 너무 부끄러워서...
👩💻 '다른 사람들 것도 나오면 같이 올려주면 안 되나요...? 저 스포트라이트 받기 싫어요...ㅎ'
이렇게 말해서 겨우 매니저를 달랬닼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영어선생님한테 아 이거 이렇게 해서 올라간대 이거 괜찮은 거 맞아? 이랬는데
나였으면 그렇게 안 쓰고 이렇게 이렇게 썼을 듯 하는 영어선생님의 한 마디에
멘붕 ㅠ 이왕 하는 거 더 잘하고 싶었는데... 나는 채용 마케팅팀을 믿었는데... 왜 내 영어 흑역사 박제를...
그리고 이미 어차피 수정하기는 늦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걍 받아들이자 하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만약에 영어를 진짜 못 썼다면...
나 실력파 개발자라는 거잖아...?
이 회사에 영어도 못하는데 코딩을 얼마나 잘했으면 고걸 뚫고 들어와?!
내가 만약에 잘 썼다면
영어까지 잘하는 사람이란 거지...!
이렇게 사고회로가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약간 후회모드에서
다 ㅈ까모드로... 변화하며 잠깐 우울했던 몇 시간에서 쉽게 벗어났다.
22.05.21
얼마 전에 유튜브를 보다가 워크인으로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걸 본지 며칠 뒤에 다른 한인 지인이 워크인으로 다른 곳에서 또 접종을 한 걸 알게 되었고
여행을 일주일 앞 둔 시점에서... 맞고 돌아다니는 게 더 안전할 거라는 생각에
토요일 오후가 조금 아깝지만 가서 맞자 하고 늦잠을 포기하고 준비해서 먼 곳까지 갔다
(New cross 역 근처에 있는 Waldron health centre)
원래는 4시면 일반 예약 접종을 마감하고 워크인 접종을 시작한다고 알고 갔는데,
백신 예약 가능 연령대가 30대로 내려오고,
영국 정부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1차 접종을 시키는 방향으로 바뀌어서
예약 환자 접종 시간이 5시 30분에서 6시까지 늘어난 것 같았다.
나는 3시 45분에서 55분쯤 도착했는데
약국에서 접종하는 줄과 내 목적지인 헬스 센터에서 접종하는 줄로 나뉘어져있었다.
가자마자 이거 줄 예약 줄임? 하고 물었더니
나도 잘 모름... 너 예약 함? ㅇㅇ 나는 워크인인데...
이러고 주위를 둘러보니 한참 기다린 것처럼 약간은 지쳐보이는 3명의 여성이 있어서 그쪽으로 갔다.
이거 워크인 줄인가용~~? 했더니 맞다고 해서 바로 합류
내가 4번째였는데 내 뒤로 한국분 두 분이 계시다가 그냥 집에 가셨다 ㅠ 왜 가셨어여~!!!
그 분들까지는 맞을 수 있었을 텐데 ㅠㅠ
한 6시까지 기다린 끝에 엄청 활발한 NHS스태프가 나와서
You get a vaccine!
You get a vaccine!
You get a vaccine!
(내 차례)
You get a vaccine!
진짜로 이렇게 하고 나까지 끊어서 데리고 들어갔다.
종이를 두 개를 줬는데 하나는 내 신상정보에 대한 간단한 폼이고,
하나는 내가 백신을 맞아도 되는 컨디션인지 확인하는 서베이였다.
종이 작성 다 하고 스태프들이 안내하는 곳에서 웨이팅 하다가 들어가면 되는데
들어가서 다시 한 번 내가 체크한 사항들이 맞는지 확인하고 접종을 한다.
신기했던 점은 바늘 들어갈 곳을 소독을 안 하고 그냥 놓고 솜 올려서 테이프 붙여준다...ㅎ
위생... 이래도 되는 거야...?
하나도 안 아팠고 (바늘 들어오는 느낌만 잠깐 남) 지금도 괜찮다.
내일 약간 아플 수도 있는데 아프면 파라세타몰 먹으라고 했다.
접종 후 이렇게 몇 시까지 웨이팅 룸에 있어야 하는지 스티커로 붙여준다.
이거 지나면 집에 가면 된다!!!
백신 맞고 나서 백신 카드도 주는데... 티스토리 에디터에 모자이크 기능이 없어서 못 올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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